[한국뉴스저널] AI는 더 이상 인간의 도구만이 아니다. 감정의 언어를 학습하고, 예술을 흉내 내며, 윤리를 논한다. 그러나 기술이 인간의 사고를 모방할수록 “의미를 만드는 주체”로서 인간의 위치는 점점 모호해진다.
우리가 진짜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인공지능의 ‘지능’이 아니라, 인간이 ‘판단’을 포기하는 순간이다. 알고리즘이 제시하는 효율과 최적화가 우리의 윤리적 고민을 대신하게 될 때, 인간의 존엄은 기술의 계산 속으로 사라진다.

AI가 쓰는 시, 그리는 그림, 내리는 판결이 모두 합리적이라 해도, 그 속에는 고통과 망설임, 즉 인간의 불완전함이 빠져 있다. 윤리란 오류를 통해 성숙하는 과정이기에, 완벽한 판단은 곧 윤리의 종말을 뜻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기술을 ‘거울’로 바라보아야 한다. 그 거울 속에는 우리의 욕망과 두려움, 그리고 통제되지 않은 권력이 비친다.

AI의 진보가 인류의 진보가 되기 위해선, 기술의 방향을 결정하는 인간의 성찰이 먼저여야 한다. 알고리즘 투명성, 데이터 공정성, 자동화 과정의 윤리 감독이 제도적으로 뿌리내릴 때, 인공지능은 인간의 존엄을 확장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규범의 출발점은 언제나 같다 — “기술은 인간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AI가 인간의 그림자를 닮아갈수록, 우리는 그 그림자를 직시해야 한다. 그 속에는 우리 스스로의 욕망과 책임이 함께 서 있다. 기술의 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의 과제는 단순히 AI를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사람의 마음’을 잃지 않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