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뉴스저널] AI는 이제 웃고, 울고, 위로한다. 하지만 그것은 감정이 아니라 감정의 패턴이다.
수백만 개의 대화와 반응 데이터를 학습한 인공지능은 “적절한 순간의 공감”을 연출할 수 있다.
그러나 진짜 감정은 계산이 아니라 경험의 잔여에서 태어난다.
기쁨과 슬픔, 사랑과 상실은 인간이 ‘겪어낸 시간’의 무게다.
AI의 공감은 통계의 확률 속에 있지만, 인간의 감정은 기억의 상처 속에 있다.

기계가 감정을 흉내 내는 시대에 우리는 묻는다.
“공감받는다는 감각”은 실제 감정의 존재를 요구하는가,
아니면 단지 그 모양새만으로도 충분한가?
편리함을 위해 감정을 위탁하는 순간, 인간은 ‘느끼는 존재’에서 ‘반응하는 객체’로 바뀐다.
감정의 자동화는 효율적이지만, 그 안엔 인간다움의 서사가 사라진다.

AI가 진짜 감정을 가질 필요는 없다.
그러나 그 감정을 모방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욕망은 주목해야 한다.
우리는 기술에게 위로받고 싶고, 이해받고 싶고, 외로움을 덜고 싶어 한다.
결국 AI의 감정은 인간의 결핍이 만든 거울이다.
그 거울 속에서 우리는 스스로의 외로움을 본다.

기술이 감정을 흉내 낼수록, 인간은 진짜 감정의 의미를 다시 정의해야 한다.
AI가 감정의 모양을 가질 수는 있어도, 그 온도는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결국 문제는 기계의 진심이 아니라, 인간이 어디까지 진심을 위탁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